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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Focus

[아역]이 아니라, [배우]입니다

by :선율 2013. 1. 6.

대우는 아이취급, 의무는 어른답게


사실 난 아역 배우라는 존재가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애 취급 하면서 의무는 어른의 것을 요구하거든. 그렇게 이 판에서 일하다 보면 눈치는 빤해지고, 청소년 시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다 박탈당하는 거지. 참 일찍 늙기 쉬운 존재가 아역 배우들인데...

(중략)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아니라 감독님과 해당 배우가 나누는 게 맞죠. 내가 얘기하는 건 잘못된 이야기일 수도 있는 거고요.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한마디 해도 상대방은 위축되고 부담을 가질 수 있거든요. 


- 090828 정진영 인터뷰

극중 어린 해주는 8회까지 출연한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김유정은 "감독님께서도 아역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연기에 임하라고 하셨다. 우리가 8회를 잘 이끌어나가면 '메이퀸'이 끝난 후 다른 드라마에서도 아역들의 활약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 120824 김유정 인터뷰


사회인으로서의 책임이 부여된 상태에서 시작이 된단 말이에요. 자기가 아무리 피곤하고 울고 싶고 자고 싶고 배가 고프고 집에 가고 싶고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하더라도 촬영장에 가면 다 잊어야 되는거에요. 그건 되게 위험한 거죠. 나 같은 경우 그랬어요. 심지어 다섯 살 때부터 안 혼나려고 배고프지 않은 척, 안 혼나려고 안 슬픈 척, 안 혼나려고 했어요.


- 120102 장근석 다큐 中



촬영장에서의 강압적인 연기지도 방식은 아이의 눈높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실감나는 연기를 시킨다는 명목으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물에 빠지는 장면에선 실제 물에 빠뜨리고, 눈물 연기가 필요한 장면에선 정말 울린다. 예를 들어 현장에 동행한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져 어린이를 당황하게 한다든지, 부모와 스태프가 우는 장면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에게 모질게 대하기도 한다. 


특히 사극에서 드라마틱한 주인공의 생애를 그리느라 험난했던 어린시절을 담당하는 아역배우들은 어른에게도 혹독한 씬을 감당해야 했다. 위험천만한 촬영장면 촬영시에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만 구비한채, 안전사고에 노출되어있음은 다반사. 열연·투혼이라는 미명아래 아찔한 상황에 대역도 없이 직접 투입시키는 안전불감증은 당연시 하고 있다. 목숨을 건 장면에 박수갈채가 전부. 사전장치도 미흡하지만 사후조치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물체가 떨어져 부상을 입었을 때 눈에 보이는 외상이 없더라도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을지도 모르는데 즉시 병원에 가보기는 커녕 직접 묻는다. "괜찮니?"







■ 안도규

 안도규는 '수중 촬영신'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에서 관군들에게 쫓기던 광현이가 활을 가슴에 맞은 채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이다. 수중촬영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포천에서 밤샘 촬영으로 진행됐다. 안도규는 수심이 5m가 넘는 수중 촬영장 안에서 열혈 투혼을 펼쳐 명장면을 완성해냈다고. 이 같은 결과는 5시간 이상 계속되는 수중 촬영으로 저체온증의 위기를 겪은 안도규가 투지를 발휘해 이뤄낸 성과인 만큼 더욱 값지다.


 어린 광현 역 안도규는 멍석말이 장면에서 쿠션을 이용해 충격을 완화시킨 멍석 안에 들어가 실제 맞는 연기를 펼쳤다. 

이병훈 감독은 안도규가 다칠까봐 직접 시범을 보이고, 스태프들도 모두 쿠션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촬영에 임했다. 하지만 NG가 나자 이병훈 감독은 안도규의 걱정에 버럭 화를 내기도. 

촬영이 끝난 후 안도규는 "때린 사람들 사심이 담겨 있는거 같기도 하다. 조금 아팠다"면서도 "뿌듯하다"고 말하며 미소지어 눈길을 끌었다.



■ 정다빈

정다빈이 촬영장에서 임하는 자세는 성인 연기자와 똑같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도착해 대본을 숙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메이크업. 의상까지 철저하게 준비한다. 3일 연속 정다빈의 촬영 분량이 많은 데다 밤샘촬영도 있어 1시간이라도 수면시간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 남지현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오리 떼를 피해 논두렁에 처박히기도 하고, 강진이 잃어버린 펜던트를 찾기 위해 강물에 뛰어 들기도 했다. 게다가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까지 선보이는 등 말 그대로 '투혼'을 펼치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지난 2월 20여일 동안 중국 닝샤성 은천 서부 세트장과 텅거리 사막, 감숙성 돈황 지질 공원 및 월아천 등지에서 '선덕여왕' 촬영에 임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각 지역을 돌며 촬영중인 남지현은 중국에서의 혹독한 경험을 하고 돌아온 탓에 1,500km에 달하는 로케이션 이동 거리에도 불구하고 촬영장의 '해피 바이러스'로 통한다는 전언이다. (선덕여왕)



■ 진지희

"비오는 날 아버지 약을 사러 약국으로 달려가는 장면에서 바리케이트에 부딪혀 넘어지게 되는데 다리도 아프고 감기까지 걸려 병원에서 침을 맞았다"며 촬영중 고생담을 털어놨다.

이에 박광우 감독은 "원래 의도했던 장면이 아닌데 진지희 양이 마구 뛰어와 브레이크도 안 걸고 그냥 부딪히더라"면서 "스태프들과 배우들 모두 놀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런 진지희의 '부상투혼'에 박 감독과 아빠 역의 안내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영화 회초리)



■ 서신애

성인배우들도 꺼려한다는 빗속 장면 촬영을 감행했다. 빗속 장면은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려야 하기 때문에 성인배우들도 곤욕스러워하는 촬영이다. 서신애는 우박만한 물줄기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연기를 해내 박광수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 눈부신날에)


촬영 중에 눈과 머리에 피나는 장면이 있어서 눈에 빨간 안약을 넣었는데 눈이 너무 답답하고 아팠고, 옷과 머리가 다 젖을 정도로 피를 부어서 그때도 조금 힘들었다. (여우누이뎐)



■ 여진구

"서너 시간씩 쪽잠을 자며 촬영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만큼이나 겨울 야외 촬영의 고충도 크다. "너무 추우니까 발음이 꼬일 때가 있어요." (해를 품은달)


 어린 백동수(여진구 분)가 화염에 갇힌 어린 황진주(이혜인 분)를 구하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든 장면이 방송됐다. 선천적 기형으로 태어난 백동수가 황진주를 구하는 과정 속에 자신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특히, 이 날 촬영은 위험한 화재신이 있어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안전사고에 대비한 많은 스태프들이 참여했던 장면으로, 촬영 당일 돌발사고가 발생해 함께 촬영 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는 후문.

 나무 기둥이 떨어져 백동수가 손으로 받치는 촬영 도중, 나무 기둥 세트가 싸인 보다 한 박자 먼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여진구의 머리 쪽으로 '쿵'하고 떨어진 것.  순간, 다급히 화재진압을 하며 스태프들이 달려가 배우의 상태를 살폈고,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부상 당한 배우를 고려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여진구는 "뭔가 휙 하면서 머리 쪽으로 떨어져 놀랬을 뿐 다치지 않았다. 괜찮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을 안심시켰다.

 곁에 있던 동료아역배우인 이혜인은 "전 '쿵'소리 이후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길래 돌아봤더니 동수가 엎드려 있어서 놀랬다"라고 말하며 여진구에게 계속 괜찮은지 되묻자 머리에 혹이 생긴 것 같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고. (무사 백동수)


극 초반을 끌어가는 비운의 삼남매 중 가장 어깨가 무거운 여진구는 '자이언트' 8회까지를 소화하기 위해 하루 4시간밖에 못 자가며 투혼을 펼치고 있다. '키가 안 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함께.

"촬영하느라 잠을 못 자서 키가 안 클까봐 고민입니다. 지금 키가 1m61 정도인데 딱 평균입니다. 좀 더 컸으면 좋겠는데..."  (자이언트)



■ 김유정

3회에서는 정규도령을 구하려다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 연이가 자신의 모습에 놀라 도망치게 된다. 윤두수(장현성 분)에게 그 모습을 들킬 위기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일촉즉발의 순간, 구미호는 딸 연이를 구하기 위해 결국 자신의 몸을 내던지게 된다.

이 촬영을 위해 김유정은 높은 나무위에서 연기를 펼쳐야 했다. 안전띠를 매고 있긴 했지만 자칫하면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2시간이 넘도록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도 못한 채 불편한 상황들을 감수해야 했다. 김유정은 무섭다는 말도, 힘들다는 말도 한 마디 하지 않은 채 열연을 펼쳐 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 김새론

"어린 진희는 새를 묻고 십자가를 꽂았던 작은 무덤을 파헤쳐버리고는 자신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한다. 자신을 버린 세상과의 안녕을 꿈꾸며 맨손으로 넓고 깊게 누울 자리를 만들고는 자신의 얼굴까지 흙으로 덮어버린다.

감독은 그 장면에 대해 “새론 양이 정신적 충격을 받을까봐 심리상담가를 오시게 했고, 그 순간의 느낌들을 이야기할 수 있게 했다”

 “겨울에 촬영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몇 시간 동안 옷을 입혀 놓기도 했었다. 굉장히 용기가 있었다. 영화 여러 장면에서 배우라는 직업적인 정신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도전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모습이었다”라며 “그 장면에서 김새론은 여러 번 흙이 입, 코에 들어가서 고통 받았다. 하지만 본인이 그것을 끝까지 찍을 수 있도록 스스로가 노력했다. 명예를 지킨다는 심정으로 연기를 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영화 여행자)



■ 주다영

몽골 로케이션 촬영에서는 고열로 인해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도 촬영이 시작되면 북한말을 구사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심지어 몸에 득실대는 구더기 장면을 촬영할 때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몇시간 동안 촬영을 감행해 연기 투혼을 불태웠다고.



■ 여진구·감소현

포스터 촬영은 ‘비오는 날’을 콘셉트로 살수차를 동원했다. 김소현은 ‘정우’와 비교되는 처량한 ‘수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빗속에서 맨발로 촬영에 임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두 배우가 쏟아지는 비를 맞는 장면이었다. 스태프들은 초가을 밤의 쌀쌀한 날씨에 어린 두 배우가 비를 흠뻑 맞는 콘셉트를 걱정하기도 했으나, 정작 촬영이 시작되자 여진구와 김소현은 망설임 없이 우산을 벗어던지고 비를 맞으며 두 손을 꼭 잡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여진구와 김소현은 성인 연기자도 쉽사리 감당하기 힘든 빗속 촬영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사연과 감정을 완벽히 소화해내 현장 스태프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



■ 주민수·박보영

주민수와 박보영은 '왕과 나'에 출연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 이 세 곳에서의 촬영을 꼽는 데 한입을 모았다. 편이시설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야전에서 업고 뛰고 넘어지는 연기를 펼치는 것은 성인 연기자에게도 힘든 것. 게다가 촬영 당시는 한여름이긴 해도 계곡물이 워낙 차가웠고, 살수장비를 동원해 비까지 뿌려댔기 때문에 두 아역배우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꽃들 사이로 박보영을 업고 가던 주민수는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잠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고, 동굴에서 박보영은 실신한 연기를 하느라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오들오들 떨었던 것. 그래서 둘은 틈만 나면 따뜻한 물로 몸을 데워가며 촬영에 임해야 했다. (070903 왕과나)



■ 여진구·박건태·신동우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외딴 섬에 '장용위' 아이들을 두고 스스로의 힘으로 바다를 헤엄쳐 나오는 고난도 훈련의 장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장면은 충청남도 태안 구례포에서 6월 초 촬영된 것으로 바닷물에 수영하기는 이른 날씨여서 아역배우들은 7시간이 넘는 장시간 동안 추위와의 싸움을 병행해야만 했다고.

이에 극중 '백동수 역'에 여진구는 "촬영 도중 바닷물을 먹었는데, 너무 짜서 촬영이 끝나고도 혀에 감각이 없었다"고 말했고 '여운 역'에 박건태는 "생각 보다 바닷물이 너무 차서 추위와의 싸움이 힘겨웠다"며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밝혔다.

또한 물속에서 가장 오랫동안 촬영 했던 '양초립 역'에 신동우는 촬영 도중 저체온증으로 인해 탈진 상태에 이르러 휴식이 주어졌지만 이내 촬영에 다시 임해 주어진 촬영분을 마치는 연기투혼을 발휘해 시선을 끌었다.




아역 대우? 무시 안당하면 다행

근로기준법 적용 못받는 무방비 노동환경 현주소


나이는 어릴지 몰라도 나도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물론 사회경험을 많이 했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마치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어린아이처럼 나를 대하는게 싫다. 어른 대접을 해 주길 바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줬으면 하는데도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무시하는 현실에 화가난다. 


- 120810 유승호 인터뷰


 아역들은 촬영 현장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물론 배우로서가 아니라 아이로서다. 촬영장에서 아역은 배우라기 보다는 보조출연자에 가까운 취급을 받는다. 미취학아동이라고 주연배우 보다 먼저 촬영을 하는 배려를 받거나, 밤샘 촬영을 안하는 보호를 받는 법도 없다. 6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건 기본이고, 1박2일을 꼬박 새는 밤샘 촬영도 피할 수 없다. 한 아역 배우는 "기다리는 게 가장 힘들어요. 새벽부터 나와서 밤샘 촬영을 하기도 한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관계자 역시 "현장에서 아역에게 배우 대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무시를 당해서 아이들이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는 근로기준법에도 적용을 못받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성장기의 미성년 연기자들을 비롯한 연예인들은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1947년 만12세 미만의 고용 금지를 법으로 규정한 '소년 노동법'이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미성년 연기자들의 노동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이미 국회에서는 수차례의 입법 발의가 있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는 '대중문화예술인 표준계약서'에 이어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모범거래기준'을 고시하면서 아동·청소년 연예인에 대한 인권보호방침을 마련하도록 권고사항을 설정했으나 유명무실한 상태. 


 

과거를 돌이켜보니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아역배우에 대해서 촬영시간이라든가 법적인 규정이 없다.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촬영하고 학교도 빠져가면서 한다. 언젠가는 그에 대한 법률을 만들고 싶다. 그 친구들의 시간과 자유를 지켜주고 싶다.


- 1211009 장근석 인터뷰



 실제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연예인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36%가 하루 8시간 이상 초과근로 경험이 있다. 야간·휴일 근무 경험이 41%, 일주일에 반나절 이상 수업에 빠진 경험이 47.6%인 것으로 드러나 아역배우들의 초과근무, 야간근무, 학교수업 불참 등 이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 정도 역시 심각한 상태로 전해졌다. 


 한편 아역배우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입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인 스타들의 경우 인지도와 인기에 따라 억 단위가 기본으로 통한다. 그러나 아역의 경우 성인스타의 1/100 수준의 수입을 얻는다. CF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역 중 톱스타급이 돼야 1000만원대로 개런티가 책정된다. 대부분은 몇백만원 수준이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는 회당 몇십만원으로 몸값이 책정된다. 차량유지비와 진행비로 쓰고 나면 실질적으로 손에 남는 게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인권침해 보장에 제작환경은 나몰라라


9세 때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며 연예계에 입문한 양동근은 1991년 '서울 뚝배기'와 '형'에 연달아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양동근은 "부모님도 바쁘셨기 때문에 늘 혼자 촬영장을 왔다 갔다 했고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눌 또래 친구도 없었다. 촬영장에서 몹시 배가고파 허겁지겁 먹은 것이 체했지만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아 혼자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를 붙잡고 토했다.

-120221 양동근 인터뷰


 더불어 아역배우들이 영화촬영 현장에서 전개되는 성폭행ㆍ폭언ㆍ인격무시 등의 연기행위에 대해 너무 쉽게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역배우들의 경우 성폭력이나 폭언 등에 노출되는 때에는 촬영 후 어떠한 정신적 후유증이 있는지 상담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영화 제작시스템에는 그러한 보호조치가 전무한 상황. (문화체육관광 방송통신위원회 김성동 의원)




미비한 제도적 장치 - 학업포기로 이어져…


 아역들의 가장 큰 문제는 학업. 아역은 드라마, 영화에 캐스팅이 되면 대부분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닐 수가 없다. 초등학생 저학년의 경우는 학습 진도가 느리기 때문에 홈스쿨링 또는 과외만으로도 학교 진도를 따라갈 순 있지만,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연기와 학업을 병행한다는 게 쉽지 않다.


 궁여지책으로 이세영이 여수에 ‘교환학생’ 형식으로, 이재응(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이 촬영지인 강원도 도계중학교에 1학기 동안 전학가서 학업을 병행한 일도 있었지만, 아직은 연기를 위해 학업을 잠시 접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영화의 경우 방학 기간을 끼고 촬영한다 해도 두세 달간의 결석은 불가피하다. 


"매니지먼트사도 학업적으로 케어를 할 수 있는 게 학교에 공문 제출하는 것밖에 없다. 아역들이 중학생이 될 때 학부모와 아역들이 가장 고민을 많이 한다. 계속 학업을 할지, 연기를 계속 할지 갈팡질팡한다. 아역 중 70% 이상이 도태되는데, 이 때 대부분 그렇게 된다." (스타존 엔터테인먼트의 송대중 이사)


작품의 인기로 인지도며 인기가 치솟았다 할지라도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연예계이기 때문에 미완성의 ‘아역배우 학습권’에 대해 책임져 줄 사람은 누구인가. 기획사인가, 부모인가, 아니면 팬들인가. 학업을 놓치면 진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박탈당한다.

 그러나 방송 활동으로 잃어버린 아역배우들의 학창 시절은 되돌릴 수도 없는 극단적인 기회비용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10대의 나이에 진도를 못따라가서 학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 과연 개인의 희생으로 끝나야할 문제인가.




외국 사례 - 아이는 우리의 미래, 근로기준법보다 엄격하게 적용







빅용우 "해가 지면 촬영을 못해서 빨리 찍어야 되는데 외국 스태프들이 촬영을 중단했다. 나한테 오더니 밥먹으러 가자고 했다. 우리 영화에 아역 연기자가 많이 나오는데 주요 연기자와 스태프가 갑자기 차를 타고 가버렸다. 그 친구들이 없으면 촬영을 못하기 때문에 일단 따라 갔는데 햄버거 가게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칭얼거려서 간거였다. 햄버거 먹고 랩도 하면서 신났더라. 빨리 찍어야 했는데 그날 촬영을 못해서 엄청나게 돈이 오버했을거다."

박미선 "우리나라 처럼 계속 찍는 나라가 없다고 들었다"

박용우 "(외국 스태프들한테) 밤을 샌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놀란다"



 영미권에서는 미성년자의 성장과 미래가 걸린 사안으로 근로기준법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노동법은 "미성년자는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의 시간 내에서 1일 8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고 규정해놓았다. 또한 연예오락산업에 종사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노동시간을 연령대별로 세분화해서 만든 조건들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법도 엄격하다. 영국노동법상 16세 이하의 연기자는 9시간 30분 이상 촬영장에 있을 수 없다. 그 중 3시간은 수업을 받아야 하고, 1시간 30분은 식사 시간이며, 또 매 시간 단위로 15분의 휴식시간이 있다. 분장 등의 시간을 빼면 실제로 주연배우가 연기에 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간은 3시간 30분에서 4시간 가량. 

 뿐만 아니라 아역배우들의 건강을 생각해 사탕이나 콜라, 초콜릿 등의 음식을 못 먹도록 감시하는 일도 제작자의 일중에 하나였다고. 한마디로 제작자 겸 부모, 선생님의 역할을 모두 해내야 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 방송은 출연할 수 없다.



나도 연기를 하며 자랐지만 학교생활도 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 미국에선 아역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않아 (촬영장에 남아) 다시 연기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하고 집이나 학교로 돌려보내는 등 여러 제도적 장치가 있다.


-111009 로건 레먼 인터뷰 中



 '해리포터'시리즈에 출연했던 아역 연기자들에게는 가정교사가 따로 붙어 학교 수업 결손을 방지했다. 또한 아역 연기자들의 정신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스태프들을 배치해 아역 연기자들을 배려했다.

 무엇보다 아역 연기자들의 촬영 시간에 대한 계약이 철저하다. 일정 시간을 넘기면 아역 연기자들은 촬영을 할 수 없도록 명문화 시켰다. 과도한 촬영으로부터 아역 배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밤 장면이 많았던 '해리 포터' 시리즈의 촬영 회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무엇보다 진지하게 아동·청소년기를 거치는 배우들의 인생을 고민하고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학습권’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한 한국의 제작실태에 외국의 사례는 아역배우들에게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그들의 학교 생활을 보장해 주고 최소한의 정규교육을 마치는 것을 침해하지 않도록 한 인간의 학습권을 온전히 지켜주고 있다는 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우와 아역배우 그 불필요한 선긋기


 영화 '이태원 살인 사건'에 같이 출연했던 정진영 선배님께서 '후배연기자를 대할 때 후배가 아닌 동료로서 대하라'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 090914 장근석 인터뷰 中



아역. 아이 역할을 한다고 해서 배우가 아닌게 아닌데, 가수는 아무리 어린나이의 데뷔해도 가수는 가수인것 처럼. 성인 못지 않은 혼연일체가 된 연기에 감탄한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나이가 어릴뿐 연기경력은 수년에서 수십년차에 이르는 누가뭐래도 작품을 이끌어가는 배우다. 20대 배우 30대 배우의 연기를 따로 보는게 아니듯 그 배역을 위해 연기혼을 덜 지펴진 것도 아닌데 굳이 '아역'이란 수식어는 이제 떼도 되지 않을까. 어차피 우리에겐 모든 작품속 연기자는 평등하지 않은가. 그들에게 연기로 감명을 받았다면 하나의 배우로서 인정해주는 것이야 말로 더없는 찬사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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