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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마루 [베를린] 평론

by :선율 2020. 9. 16.


어두운 그림자를 진 실력있는 북한정보원과 한국국정원요원. 이 두사람을 축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정보기관이 얽히는 치열한 스파이선의 요소를 질주감넘치는 템포로 그려가는 이야기. 주연은 하정우, 한석규, 전지현씨죠. 감독은 부당거래의 류승완씨인데요. 베를린을 보셨다는 청취자 여러분 Watch man여러분의 감상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일의 양은 뭐 적은 편인데 개봉규모가 그다지 큰 편이 아닌것 때문일까요. 메일의 양은 적은 편이지만 '액션의 양과 질이 굉장하다' '세계레벨의 스토리와 로케이션을 충분히 담아냈다' '배우들도 모두 뛰어났다' 등의 칭찬하는 의견이 대부분. 하지만 복잡하고 혼란에 빠지기 쉬운 스토리는 조금 찬반이 갈린다...라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대표적 의견을 소개해드리죠. 라디오네임라노사장님

'우선 오프닝이 매우 멋있어요. 영상과 음악의 레벨이 높고 처음부터 격이 다른 걸 보여주는 기개로 넘쳐납니다' 이 음악이죠? 오프닝에서 이게..엔딩에도 나오죠? '이 오프닝에서도 느낀 것처럼 본편은 스토리, 액션 등의 수준이 세계레벨로 높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점은 남북을 무대로 한 우울함과 어두운 면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 소화된 점인데, 정보요원과 공작원의 인정사정 없는 액션, 더욱이 신념을 넘어선 우정이나 사랑 등 결코 이데올로기성을 내보이지 않게 그려가는 방식을 썼다라는 점이겠죠. 그야말로 할리우드급 솜씨로 한국영화의 거친 면이 안 맞는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요'라는 의견......

한편, 라디오네임 네지마키씨 '전체적으로 화려한데 기시감이 있어요'...어디서 본 적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평소와 다름없는 스파이액션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부분에서는 각국의 스파이가 너무 얽혀있어서 캐릭터를 겨우 이해하는 정도였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요인물이 좁혀지는 것이 점점 이야기의 스케일이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액션도 굉장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지저분하다고 느꼈고, 액션씬도 너무 길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기시감, 본 적 있는 느낌이 든다해도 이 정도 퀄리티의 액션영화를 찍을 수 있는 한국영화의 기력에는 감탄했습니다'

..전부 별로였다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데요..여러분 감사합니다. 베를린 신주쿠 피카데리에서 저도 보고 왔습니다. 또 샘플DVD를 빌려서 격투씬을 몇번이나.. 아픈 부분을 몇번이고.. 손톱고문씬을 몇번이고...으악!!아 떠올리고 싶지 않아! 일목요연하게, 여러 곳에서.. 이렇게 말하면 맞는지 모르겠지만 당당한 정치액션스릴러...뭐 그 세계수준이다 이런 품격같은 게 일목요연하고..여러 의미로 상당히 수준이 높다! 훌륭한 작품!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보는데요. 한국영화 수준 높다!라는 말 저도 항상 하고 있는데요, 그게 확실히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은 국책으로 영화에 힘 주고 있으니까 뭐~나라가 돈을 대주니까..' 뭐 이런 얘길 하고, 이런 분석을 해서 그러니 일본하고 비교하면 나은 편이라고...뭐뭐 그것도 물론 사실이겠지만..하지만 그 이전에 영화찍는 사람들이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요...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과거 십수년동안 한 편 한 편, 꾸준히 기술이나 노하우를 거듭해서 쌓아온..그게 있기 때문에 지금 이 레벨이라는..즉, 베를린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나라가 돈 낸다고 갑자기 이런 걸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의 각본, 감독을 한 류승완의 필모그래피, 경력을 따라가보면 얼마나 이 베를린의 이 훌륭한 만듦새라는 것이 그리 간단히 거기까지 도달한 것이 아니다라는...이렇게까지 만듦새가 좋은 것의 의미가 무겁게, 더욱 감동적으로 울리지 않나....라고 생각하네요. 한국영화는 요전번에 이 코너에서 다뤘던 피에타 때 김기덕감독이....한국은 상당히 엄격한 학력사회인데 김기덕감독이 고졸이어서 굉장히 이질적인 경력에 이질적인 존재라는 얘기를 조금 했었는데요. 김기덕보다 한 세대 아래인...12살 정도 아래인가요..류승완감독도 고졸이에요. 그런 의미에선 이색적인 경력. 독학으로 영화를 배운..말하자면 스토리랑 씨름한다고 할까요, 그런데 작풍은요, 김기덕같은...말하자면 예술가 같은 스타일과는 정반대. 뭐 철저하게 액션엔터테인먼트적 사고인 사람인데요, 특히 성룡 홍콩액션영화 영향을 크게 받은 사람이에요. 스트릿계영화...스트릿계영화라는 점에서 한국의 타란티노라고 불리우기도 하는..전혀 작풍은 다르지만요.

어떤 경력이냐면 박찬욱씨...복수3부작으로 유명한 박찬욱씨의 조감독을 하면서 자체제작한 16mm 단편영화가 있는데, 그것도 액션액션인데요. 그걸 모아서 장편영화화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000년에 나온 이 영화가 주목을 받아서,..자신도 배우로 출연해서 격렬한 격투액션도 직접하구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직접 무술감독도 한.. 그런 사람이에요. 더욱이 베를린에서 엄청난 인상을 남기는데요 자신의 동생이기도 한 류승범씨. 자신의 동생도 매번 나오기도 하구요. 이런 DIY정신, do it yourself정신이 넘치는..근성이랑 수양 정신 같은 사람.. 전부 혼자 힘으로 쌓아올려진 것 같은 사람이에요. 홍콩액션영화 시대랑 비교하면 그 때 한국영화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니까...(하아???)

거기서부터 메이져상업영화에 발탁되어서 두번 째 작품인 피도눈물도 없이....갑자기 발탁되는 것도 한국영화계가 풍족하다는 점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전도연도 나와요. 밀양에 출연한..거기서 무술감독인 정두홍씨라는 사람과 처음으로 함께합니다. 이 정두홍과 류승완 콤비가 이후 작품을 쌓아올리면서 액션이라든지 격투씬의 진보, 진화에 함께 절차탁마하는 황금콤비 같은 느낌이랄까요..특히, 2006년 류승완씨의 짝패는 무술감독인 정두홍씨랑 류승완씨랑 더블주연이니까요. 자신들이 성장시켜온 무술을, 홍콩영화풍의 그것처럼..집대성같은 건데 거기에 자신들이 주연으로 나오는...남자의 꿈!!이라고 할까요...( )와 성룡이 만난듯한 육탄전육탄전육탄전인 그런 영화인데요..

지금 말씀드린 무술감독 정두홍씨는 류승완씨랑 같이 한 작품 이외에도 여러 한국영화에 공헌하고 있어요. 근래 한국영화의 액션엔터테인먼트적인 면을 융성한...그 역사의 주역같은 완전 중요인물이라는 거죠.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영화가 한번에 역사가 바뀐 획기적인 작품이 쉬리..여러분 보신 분 많을 것 같은데요. 쉬리의 스턴트코디네이터도 했었고 전부 담을 수 없을 정도로...태극기 휘날리며나 여러가지 해왔는데요. 이 코너랑 관계있는 걸로는 할리우드 진출작인 라스트스탠드. 아놀드슈왈제네거 주연작. 그걸 찍은 김지운 감독과의 일련의 작업들도 말이죠. 근래 굉장히 주목할 점이었죠. 예를 들어 악마를 보았다 라든가..호텔이던가 어딘가를 가잖아요. 호텔에 가니 예전 살인귀 동료가 있고, 그곳에서 이병헌이랑 굉장한 액션...거기 액션 엄청났었고...액션액션액션으로 말하자면 김지운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이나 달콤한 인생이나..같은 작업도 생각나구요. 아 그 액션 확실히 굉장했지라고 생각나실거에요.

이 작품들에 출연하고 있는 이병헌은 정두홍과 이런 작업들로 인해 신뢰관계를 두텁게 쌓아온거겠죠. 이병헌의 추천으로 최근에 개봉한 지아이조2에 액션코디네이터로 참가했다고 해요. 1편때도 추천했는데 그 때는 이병헌이 힘이 없어서 안됐었는데, 이번에는 통했다고 해요. 지아이조2 보신 분은 굉장했던 점 아실거에요. 또 이병헌의 액션대역도 하고 있어요. 스톰셰도우의 액션을 전부 그가 하고 있다고 하는...그런 사람입니다. 참고로, IMDB보니까요. 키리야 카즈아키씨의 신작에도 스턴트코디네이터로 참가하고 있어요. 이번에 개봉하는 제7기사단. 모건프리먼, 클라이브 오웬 주연이라니까요. 어??진짜로?!!!!이것도 정두홍씨 기대된다니까요. 근데 키리야씨가 정두홍씨를 쓴다고 하니까 아 뭘 좀 아네 싶네요.

류승완 각본, 감독. 정두홍 무술감독. 이 콤비로 철저한 엔터테인먼트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왔습니다. 작품자체의 톤은 매번 완전히 달라요. 예를들어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와이어나 특수효과를 많이 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쿵푸액션을 하기도하고, 또 완전히 진지한 인간드라마 주먹이운다. 이 영화 좋아요. 주먹이운다는 꽤 추천작이에요. 최민식이 나오는데요. 최민식과 아까 말한 동생 류승범이 나오는데, 복싱영화인데요. 패배자들의 '다시한번만'류의 영화 중 걸작이에요. 재밌는 건 최종적 클라이맥스가 당연 복싱시합인데, 대전하는 양자가 짊어진 사연 같은 것을 완전히 이등분으로 그려내고, 게다가 이 양자가 클라이맥스 시합 이외의 접점이 전혀 없어요. 서로에 대해 몰라요. 그러니까 우리들이 절대로 질 수 없는 사연을 짊어진 두 사람의 드라마를 별개로 지켜봐온 후에 그 시합을 보는 거에요. 어느쪽도 지지 않으면 좋겠다ㅠㅠ같은 느낌이 드는..또 이 복싱씬의 리얼함이나 진짜 시합으로밖에 안 보여요. 당연 단련해온 배우들도 굉장하고 주먹이 운다 정말 추천인데요. 그런 리얼하고 진지한 것도 완전 가능하고, 또 2008년에 나온 다찌마와리는 완전 패러디물인 코미디. 어마무지 장난가득이에요. 말하자면 미스터부 노선이랄까 예를 들면 주인공이 과장되게 우는 장면에서 눈물에 콧물에 침에...게다가 침이 하얗게 탁해서 진짜 더러운 그런 장면도 있고. 좌우간 여러가지를 찍는데요.

공통된 게 아까 말했다시피 정두홍씨와의 콤비로 매번 신선한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액션, 격투, 폭력씬..이런것들도 들어있고, 또 원점은 홍콩쿵푸영화의 영향인 것 같고, 홍콩쿵푸영화는 이런 거잖아?라고 말하면서도 반드시 마지막에는 대립하는 캐릭터가 육체를 직접 부딪히면서 대결. 문자그대로 사력을 다해서 진흙투성이, 피투성이로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싸운다..라는..그런 장면은 뭐 무기조차도 없어져서 다 드러내고 부딪히니까 어떻게보면 애정이 뒤섞인 거의 러브씬 같은 클라이맥스가 되는..그런 점도 공통점이 있어요. 또 주인공이 항상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라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고 보는데요. 스스로 처한 환경이라든가 운명이라든가 또는 소속된 조직의 굴레라든가 여하튼 자신보다 크고 강한 것에 농락당하는 약한 처지인 사람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달까..항상 그렇다는 것.그러니까 의외로 마지막의 맛은 쓰기도 하고...그런 것들이 공통점이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지금껏 말해온 표현에도 알 수 있듯이 어느쪽이라 한다면 거칠고 투박한데 뜨거운!! 열의!근성!! 단련!!을 느끼게 한다구!!이런 느낌인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전작 2010년 부당거래. 이 것도 굉장히 훌륭한데요. 여기서부터 명확한 변화가 있어요. 이번 베를린은 완전 그 흐름 안에 있는데요. 아까 언급한 다찌마와리 코미디작품이요 역시 장난이 너무 심했는지, 침의 양이 너무 많았는지 흥행 대참패를 해버려서 키네마준보에 실린 인터뷰에 따르면 한국영화산업의 커다란 변화시기와 겹쳐서 마음먹은대로 작품을 만들 수 없었던 시기에 들어가서 굉장히 정신적으로도 침울한 슬럼프기에 들어갔대요. 이 부당거래도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작품이 됐는데 원래는 자신이 기획한 게 아니라 여러 감독을 거쳐온 기획이었어요. 그걸 받아들인 결과 류승완에게는 완전히 신경지를 여는 새로운 대표작이랄까 완전히 최고걸작이 됐다라는 건데요. 그 이전까지는 '열의는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뭐랄까 액션을 위한 액션씬이 아니라 중후하고 복잡한 스토리와 일체화된 액션이며 폭력묘사..뜨거움은 물론 있는데, 뜨거움을 철저히 캐릭터의 이면에 숨기고, 혹은 스토리텔링의 이면에 숨겨서 전체적 터치를 어디까지나 쿨하게 내던지고 억제해온...그런 식으로 되었어요. .쉽게 얘기해서 갑자기 엄청 어른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그 전까지는 비교적 우리들 중학생스러운 곳을 건드는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갑자기 어른 영화를 만들고 더구나 그게 수준이 높았다라는...이 부당거래는 형사물, 느와르장르에서 세계적으로 봐도 꽤 걸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베를린은 분명히 부당거래 이후의 한 껍질 벗겨진 류승완 작품의 자리매김이에요. 그러니 필모그래피 초기랑 비교하면 용케도 이렇게 좋은 영화 찍을 수 있게 됐구나...이런 느낌이네요. 메일에서도 있었지만 까놓고 얘기해서, 특히 중반까지 처음 1시간정도엔 스토리나 등장인물이 너무 복잡해서 파악이 안돼요. 혼란스럽고 결과적으로 잘 모르겠어서 분위기를 못 타겠다 싶은데, 이런 의견이 많은 것도 이해가요. 실제로 저도 제가 본 회에서 관객중에 아저씨랑 동행인여자랑 마침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여자분이 '뭔가 잘 이해가 안갔어' 남자분이 '나..나도'...뭐 그것도 무리는 아닌데요. 다만 전반에 관해서는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 당연히 있을만하다고 봐요. 예를들어 스파이...국제적으로 여러가지 음모가 교착하는 스파이영화 중 근래의 걸작인 팅커테일러솔져스파이도...다 보고나서도 잘 이해가 안 가요. 다 보고 '어?뭔지 잘 모르겠는데 좋았어'같은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으로도 통하는 걸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존르카레의 스파이소설같은 리얼한 스파이물. 007같은 게 아닌 리얼한 냉엄한 스파이물이라는 건 결국 이런 거예요. 나오는 등장인물 전원이 속고 속이는 거잖아요. 즉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하는 말이 사실이 아닌거죠. 동시에 전원이 전원을 향해 의심상태인 거죠.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모두가 어떤 게 진실인지 모르는 상황. 느와르랑도 통하는 건데 어둠 안을 방황하는 것처럼 아찔한 감각을 즐긴다는 엔터테인먼트이기도 하죠.

리얼한 스파이물이라는 게. '이 자식이 배신한거냐''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다' '오 얘 나쁜놈이다' '아 누가 엿보고 있었구나' 이런 것들을 즐기는 것이기도 하니까 소설이라면 하나하나 밟아나가면서 이해하는 게 가능해도 영화화하는 경우는 어떻게든 정보 압축, 생략해서 전해야만 하고 더욱이 보는 관객이 천천히 소화할 시간을 주지 않는 매체니까 당연 영화화할 경우에는 보다 어지럽게 하는 방향을 강조해서 이런걸 의도하는 엔터테인먼트입니다로 가는거라고 보는데요. 이 영화의 경우 특히 주인공들이..뭐 누가 진정한 메인주인공인지도 잠깐 보는 사이에는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메인주인공..어딘지 주인공같은 사람이 북한쪽의 정보원이잖아요. 그러니까 괜히 보는 동안 무엇이 확실한 가치관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라고 관객이 생각하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다만 이건 의도적인 거라고 봐요.

처음 1시간 아까부터 말했듯이 본격스파이물이기때문에 느껴지는 어지러움, 불안감으로 흘러가는 거죠. 이 불안감을 가르키는 경우도 영화로서 보여주는 건데요. 불안정한 관계인 두 사람이 의중을 떠보는 것을 주고받는 부분은 항상 강이나 물가...요컨대 물가라는 건 불안정..물이 계속 배경인 거예요. 불안정하고 배경이 반사되서 거울상태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감각...이런 정확한 묘사나 연출을 한 상태에서 불안감을 부르고...동시에 예를 들어 처음에 갑자기 시작하는 도주에서부터 격투씬...이 격투씬에서 타이틀!! 저요 이 타이틀이 나오는 절묘함이 좋으면 뭐 거기서 그냥 합격점 나오거든요!! 또 도중에 지하철구내부터 터널로 2회전 3회전 하는 추격전 같은 거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고문씬....고문씬에서 손톱 그거...라든가 등의 지루할 틈 없이 볼만한 장면들이 빵빵나오는 것들...

영화가 딱 중간지점에 왔을 때. 딱 중간에요, 1시간 넘어간 시점에서 한꺼번에 영화의 톤이 급변하게 돼요. 단번에 일의 진상이 밝혀지는데, 그전까지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누가 적이고 누가 같은 편인지 모르는..관객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확실해지게 돼요.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만 하는가가 확 갑자기 분명해지는거죠. 그것도 지금당장 행동해야만하는 게 분명해져요. 이런 직선적인 스토리구조..사실은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인거죠. 엄청 나쁜놈이 있는데 굉장히 분명한 것이 확하고 드러나요. 그 순간 이후에는 뭐 단번에 명쾌한 액션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거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도주씬부터..최종적으로는 거의 서부극이네요. 서부극 같으면서 버디무비이기도 한 침입물이 되기도 해요.

주인공들이 북쪽 사람이니까 보는 사람들도 이건 어떤??무엇이 정의세계인가 봐도 모르겠다 싶어도 그런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주인공들이 행동해야만 하는 지점부터 이야기가 확 진행되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계산되어진 스토리구조라고 생각해요. 거기서부터 단번에 가는거죠. 누구라도 숨죽이게 되는 실내 격투와 동시에 진행되는 공중에 매달리는 장면에서부터 화려한 낙하씬! 그 낙하씬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와이어가 팽팽하게 휘감기는.....여러번 여러번 쿵푸가 들어가 있어요. 어쨌든 전체적으로 이 작품 뭐가 훌륭하냐면 역시 정두홍이랄까 격투씬인데요. 단순한 격투씬이 아프다!싶은..보고 있는 사람이 아프게 생각될 정도로 특화된 격투씬이에요. 첫부분에서도 그런데요. 무턱대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것에 일부러 등부터 떨어지게 해요. 하필이면. 특히 그걸 알면서 보면..저 몇번이고 봤는데요. 클라이맥스에 바위가 쿵하고 맞으면 '시무라!!(?)'이럴 정도에요. 그리고 그 장소에 있는 건 뭐든 사용한다는 점. 그런 건 처음봤어요. 냉장고 열어서 캔 집어서 무기로 쓰거나 또 스테이플러도 쓰는 거...그리고 총에 총알이 없는데....총은 총알이 떨어졌다고 버리는 게 아니라고 제임스본드! 라는 거죠. 특히 데져트이글 같은 건 무거우니까요 엄청 아프죠. 참고로 아까 언급한 다찌마와리에서는 총으로 때리는 게 완전 개그가 돼서 단지 총으로 때리려고 총알을 안 넣어놔요. 근데 총알을 넣을 총은 따로 하나 놔두고 이런 게 개그로 나와요. 어쨌든 격투가 아프다는 것.

잡지 '영화비보'에서 감독인터뷰 한 게 다른 어떤 인터뷰와는 달라서 엄청 재밌었는데요. 북한군대가 쓰고있는 무술에 격술이라는 게 있대요. 격술에 대해 연구도 하고 수도치기라는 손으로 급소를 치는 기술을 쓰기도 하고. 도중에 주인공이 의자를 수도로 퍽 가르는 부분도 있구요. 어쨌든 이런 부분은 역시 류승완과 정두홍이다라는...격투씬에서 항상 신선한 감각을 넣는구나..덧붙여서 촬영감독인 최영한씨도 좋은 작업을 했다고 봅니다. 저번에 도둑들이라는..라인업에는 결국 못 넣었었는데요. 이 때 액션 찍는 게 되게 훌륭해요. 좌우간 액션 보이는 기술이 뛰어나요. 그리고 쇼킹한..아까 언급한 것처럼 아!아파!하는 장면을 넣는 것은 물론이고, 예를들어 엄청 화려한 낙하씬이 있는데 그 격투씬에서부터..거기가 말이죠 그 낙하씬 전에 물건을 한번 떨어뜨려서 그 높이랑, 밑이 유리라는 것을 씬의 앞부분에 나타내는 거라든지..연출이 굉장히 착실하고 정확히 보여줘요. 더군다나 항상 하나의 결정적 장면이 있다면 다양한 액션을 줄줄이 엮어놔요. 저 참고로 그런 것에 약해요. 다양하게 액션을 줄줄이 엮어 보여주면 아!!!완전 좋아 이런거!!이렇게 돼버리는데요. 연출이 굉장히 정확하고 착실하다는 점...그리고 또 클라이맥스에서 격한 총격전이 시작되기 직전, 쌓아올려진 긴장감이 한번에 총격전으로 바뀌는 그 순간으로 전환하는데 처음 계속 보이는 주인공의 어떤 행동이 제대로 복선이 되는 거예요. 억지로 강요된 감각도 없이 말이죠. 이런 부분은 잘한다~싶어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더 끌고 갈수 없는데요.

매력적인 부분 말하자면, 물론 액션을 보여주는 방법, 연출 부분도 그러하지만요. 무엇보다 캐스팅이 최고네요. 지금 뭐 하정우는 뭐 최고로 궤도에 올라있잖아요. 이 코너에서 다룬 황해에서도 이번 캐릭터랑 통하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 참고로 일본인인 우리들은 좀 알기 어려운 부분인데요. 북한사투리도 완벽하게 마스터한 모양이에요. 소극적인 작은 동물 같으면서도 작은 동물도 몰아세우면 무섭다고! 이런 느낌의 무서움을 가졌다 할까요. 또 범죄와의 전쟁에서도요. 이 최민식과 이 하정우 콤비의 조폭영화 최고예요. 꼭 보세요.

그리고 멜로드라마적 측면을 가진 부인역의 전지현씨죠. 전지현씨는 아까 말한 도둑들에서, 그 전까지 계속 슬럼프였죠. 엽기적인 그녀로 인기를 얻고 계속 슬럼프였는데 도둑들에서 완전부활! 그 때 전지현은 뭐 액션도 되고, 예쁘고 최고인데요. 그 도둑들에서 bitch캐릭이랑은 확 다른 캐릭터. 대단하네요.

또 뭐라해도 악역이죠. 감독 동생이면서 모든 작품에 나오는 류승범씨. 이렇게나 개성적인 얼굴인데 정말 매번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여요. 부당거래의 검사역할이랑 완전히 다르고 이번에는 'the 악.역.'이라는 느낌이네요. 비열함, 잔악성 이런 게 얼굴에 드러납니다. 알기 쉬운 악역 이것도 훌륭했고.

또 역시 한석규네요. 한석규는 아까 말한 쉬리! 한국영화엔터테인먼트의 획기적인 작품 쉬리에서 한국의 스파이랄까 정보요원 캐릭터의 일종의 후일담처럼도 보이는 캐릭터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베를린은 종반으로 갈수록 점점 버디무비..그것도 전혀 끈적끈적하지 않은 버디무비가 되는데요. 그 측면이 보다 깊은 맛을 낸다고 할까. 예전 그 자신도 북한정보원과 마음을 나눈 적이 있다고 하면 좀더 괜찮은...말하는 대사 자체는 진짜 심한 녀석이에요. 말은 진짜 험하게 하는데 어디까지나 행동으로 우정을 나타내고 있어요. 그 부분..한석규의 캐스팅이 살아있는 부분이 아닐까요..마지막에 한석규, 한국정보요원의 어떤 결단에서..마지막 한 때 비참한 전개가 되는데요. 오프닝이랑 똑같은 아까도 말한 멋있는 테마곡이 흐르면서, 이번엔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복수극으로서, 이제부터 복수극으로 불타오르는 장면이 있는 거죠?!라는 예감이 최고조로 끓어오르는 지점에서 확 끝나는...이 엔딩!!이 절묘함!!뭐 이것만으로 띵~이에요!!합격!!!진짜 대단해요. 저는 이 부분에서 아!!!재밌는 영화 봤다!!이런 느낌.. 블라디보스톡 편도행!!빰!!좋잖아요.

냉정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규모가 큰 해외로케로 이렇게까지...뭐랄까 여러의미로 다른 무언가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만듦새로 마무리를 하는 건 엄청난 일이죠. 당연히 할리우드에서도 제의를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류승완씨..본인은 별로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까부터 말하지만 필모 초기부터 보면 진짜 아......이렇게 훌륭하게 성장을..!!!이란 생각이 강하게 드는 작품이고, 그걸 별개로 당당한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만듦새가 틀림없어요. 고지전이 지금까지의 전쟁영화의 여러 면을 공부하고 합쳐서 더욱 신선한 표현도 넣어서 새로운 걸작이 된 것처럼 스파이액션면에서 이 베를린은 그 영역에 닿아 있어요. 여러 과거의 것을 상기하면서도 이 영화만의 새로운 표현에도 도달했고..그리고 지금 남북의 배경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최종적으로는 류승완과 정두홍의 작가성 같은 게 담긴 결정체인 게 마지막 격투씬이 아닐까요. 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전반 스토리가 혼란스러운 부분도 포함해서 나무랄 데가 없는 만듦새라고 생각합니다. 재밌음다!!!띵!!!!!이 영화 꼭 극장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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