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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Show

가인 - 24시간이 모자라, 남의 노래 빼앗은 가인의 무대장악력

by :선율 2014. 3. 23.



손가인 하면 손타킹으로 처음 인지해서인지, 그런 섹슈얼리즘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어 인지도를 높였고 어쩌다-아브라카다브라에서 적절히 터뜨려 줘야할 때 곡빨 잘 받았고 컨셉을 잘 소화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무대를 보고 가인의 가수 역량을 전면 재평가 한다. 실력파라고 쳐주지 않았던 그의 가창력과 퍼포먼스 실력은 물론 무대장악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브라운아이드걸스가 그렇게 가창력을 요하는 노래를 했다고는 생각지 않고, 내 안에서 중저음으로 '고음이 안나왔기 때문에 고음을 구사하지 않으니 가창력은 논외'라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중저음 음역대에서도 가창력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고음과 기교로 어필하기 쉬운 소프라노에 비해 메조 소프라노가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는 경우와 비슷한데, 나는 '24시간이 모자라'가 이렇게 괜찮은 곡인지 몰랐다. 노래가 착 달라붙는 감칠맛이 느껴진다. 선미에게는 없던 노래 자체에 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부여된 느낌.


 외견 자체만 보자면 선미의 것을 소화하는 가인쪽이 훨씬 불리하다. 일단 신체조건이 가인이 키가 작고, 다리도 짧다. 선미가 다리길이에 자신있으니 맨발을 택했을테고, 애초부터 가인의 곡이었다면 힐없이 짧은다리를 부각시킬 치명적인 맨발은 하지 않았겠지만 원조가 한 대로 소화해야했기에 비교를 감수하고 맨발로 올랐다. 선미도 몸매에 굴곡이 확연한건 아니지만 가인도 이따금씩 아동 몸매란 소릴 들을 정도로 상체 글래머도 아니다. 신체적인 섹스어필 열세가 상당한 상태에서, 모델돌을 표방하며 쭉쭉빵빵한 몸매를 과시하는 아이돌이 차고넘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끼로 무대를 장악한건 그녀만의 능력치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평하고 싶다. 2m가 넘는 신체 건장한 농구선수들 중에서 170cm대 선수가 득점왕 MVP를 거머쥔 것 같은 느낌. 그 열세를 딛고 이만큼 그녀가 돋보이는 건 그녀가 아이라인 하나로 여기까지 온건 절대 아니었다는 거다. 그녀의 무대에 감탄했고 압도당했다. 정말 그녀의 곡이었으면 아마 가요계를 한번 강타하며 솔로 대표곡이 되었으리라 싶다. 빨리 자신에게 꼭 맞는 좋은 곡 나오길 바란다.




한편, 선미가 소화한 가인의 무대는 처참했기에 더욱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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