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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계-성우갤 몇가지 쓴소리

by :선율 2012. 7. 16.

찬양외에 모든 의견이 함구하는게 불문률이 되버린 성우갤에 진정한 비판을 찾아 블로그 글까지 검색해 본다는 개념인이 있다길래 써본다. 



더빙 VS 자막


 성우팬이냐 대중이냐를 굳이 흑백논리로 가르자면 대중에 가깝다. 외화 더빙만해도 얼마전까지 극적인 연기가 어색해서 자막도 좋다고 생각했었다. 

 어린시절이야 향유할수 있는 가장 가까운 컨텐츠에 직면하는 상대가 만화였고 그 너머의 진짜가 성우였으니 그당시에 목소리 가지고 실제캐스팅을 맞히기 놀이를 하던 정도였으나, 커가면서 애니와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외국매체(일드, 미드)를 자막으로 보는게 익숙해지면서 자막이 장벽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도 원작에 더 가까워지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동화돼갔다. 그렇게 길들여지다보니 어느날 갑자기 새롭게 입혀진 목소리의 더빙이 더 이질적이게 돼버렸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말투를 쓰기 때문에 더빙할때 좀 더 극적인듯한 연기가 더욱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와 같은 이유로 더빙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느새 여론이 되었고, 급기야 케이블채널에서는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애니까지 일본어 더빙판 그대로로 수입한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언어가 달라지면서 재창조의 영역으로서 볼권리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 통감했다. 굳이 TV에 방영되는 더빙판이 아니어도 원작을 볼 수 있는 매체와 DVD로 얼마든지 소장할 수 있다. 그러나 더빙을 통해 우리나라만의 연기로 캐릭터를 재창조했던 제2의 X-파일의 스컬리와 멀더같은 경우는 애초에 기회조차 박탈당한다. 둘리 캐릭터의 목소리가 바뀌었을때 아쉬워했듯, 이미 인식속에 자리잡힌 후에 인물에 입혀진 느낌 분위기 개성을 전복하기란 불가능 하기에.


 그렇게 내안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인식의 변화는 소리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소통하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성우 입지와 처우


 성우 구자형씨 블로그에 갔다가 성우에 대한 입지 비롯해 여러가지 생각들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의 성우는 외화 더빙 축소는 물론,  애니 더빙 축소에, 훈련이 전무한 非성우들의 더빙붐, 성우 대우문제 등으로 여러모로 위축된 상태였다. 

 성우 안지환은 방송이 계속되는한 성우도 일자리가 있다고 했지만, 본인말대로 틈새시장을 점령했으니까 할수있는 말이지 같이 전문 쇼성우가 수십명 늘면 어떨까. 기본적으로 성우의 '우'가 배우의 優임을 안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전공영역 외에 목소리 배우로서 창출해낼 수 있는 부가가치적 영역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해당 인터뷰를 보면 성우의 연기가 표정으로 나와야 하니 성우지망생은 녹음기를 끄라는 신선한 조언을 했는데, 성우의 할일을 부가적인 영역으로 눈을 돌리자던 그의 말마따나 협찬멘트칠 때 실릴 감정이 있나. CF할때 몰입할 캐릭터가 있나. 웃음이 나왔다.


 암튼 입지가 축소되는 와중에 성우 출연료 문제는 심각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경력에 따라 10년미만시 B급, 10년이상시 A급을 받던것을 신인주연이 체력소모로 몇개 못맡아도 B급으로 몇개할때 연차되는 고참조연은 수십개를 하면서 돈을 더 번다는 괴리 때문에, 각자 받고 싶은 금액대로 등급을 5개로 나눠서 본인이 등급을 정하는 프리랜서가 흔한 업계현실에 맞춘 제도를 시행하려다 좌절. 근데 돌연 시행됐는데 말만 5등급이고, 연차 무시, 경력 무시, 유명세 무시, 분량 무시한 최하등급의 출연로 단일제로 통일해버린 것. 일부케이블에서 진행하더니 급기야 공중파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 그 제도에 몇년동안 순응했는데 공중파가 돈 더주면서 대우해줄거라고 미처 생각지 못했다면 그게 순진한거고.


 보는 내가 어이가 없고 기막힌 노릇이다. 그러나 솔직히 이런 출연료 문제의 경우, 자기자신의 처우는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에 시청자가 나서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한 부분이다. 본인들이 연대하고 단합해서 한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입장을 한마음 한뜻으로 관철시켜야 바뀔 수 있는데, 서로의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뜻을 모으는 것 조차 난항을 겪고 있단다. 성우연대를 이끌어내는 와중에 타방송사 출신이네 어쩌네 말이 나온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연기자 노조도 호봉제다. 톱스타의 출연료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력 인정안되고 수십년을 해도, 아무리 시대를 풍미하는 성우가 되어도 신인월급 받는 현실을 자초하는 상황인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는게 그저 신기하다. 투잡 쓰리잡에 십잡 이십잡 뛰고 기빨리고 체력소모된 후 중년에 은퇴하려나. 소탐대실인지 권리위에 잠자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이익을 위해서라면 뭉치기 마련이건만 의기투합조차 안되는게 성우집단의 현실이라면 한심하다. 참고로 일본은 랭킹제로 성우의 출연료를 책정한다고 한다. 




성우갤 그리고 사건


 성우갤은 온갖 드립이 난무하는 디시에서 욕안쓰고, 성우에 반말은 상상할 수 없으며, 비난 아닌 비판도 나오기 힘든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폐쇄된 청정갤.


 일단 성우팬이라는 자체가 매니악적 관심사며 주요 성우 커뮤니티는 일본성우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성우갤이 가장 쉽게접할수 있는 한국성우 커뮤니티로 꼽힌다. 때문에 현직 성우들이 눈팅이 잦고 단순한 감상이나 비판에도 부정적이다 싶으면 알아서 자제하는 분위기를 넘어 극성스러운 면도 있다.

 그런 예를 잘 보여주는 최근의 사태가 서유리 사건. 대원공채 출신으로 경력4년차. 애니 안보는 내가 알리는 없고, 그렇다고 CF뛸만큼 목소리 인지도도 없다. 유머게시판에 박은지 관광시킨 얼짱성우 비슷한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을 본 기억은 있었다. 개요는 이렇다. 갤에서 성우이름 걸고 리포터등 방송활동을 하는데 조심스럽게 이의 제기가 올라온 이후 동조하는 사람이 늘면서 토론의 장이 되었다. 비판도 있었고 일부 과장된 비난도 있었지만 흔히 연예인 논란이 일었을 때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 청정갤에서 일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연예인 가쉽에 반의 반도 안되는 수위였다. 기본적으로 눈팅하는 성우들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빻치는 상황에서도 ㅁㅁ님, 곧죽어도 님인곳이다, 거긴. 그냥 갤의 주제가 그것이었던 것 뿐이다. 서유리 본인이 등장해 사과문을 쓰고 일단락 되는듯 했으나 그와중에 잡음이 있었고, 사과문을 삭제해버렸다. 거기다 친분있는 업계 탑성우 강수진이 성우의 멀티엔터테이너를 지지하는 글을 리트윗-성우갤 패닉-서유리, 트윗으로 성우갤 공격적이고 무섭다 어떻게 하면 경솔하지 않게 보일까요 징징징-성우갤 서유리 언급 볼드모트[각주:1]로 등록.  


 옳다 그르다를 차치하고 서유리 본인이나 성우갤 다 극성스럽다. 그냥 사과하고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로 넘어가면 될일을 상처는 본인이 다 받은것처럼 징징대는데 그 정신력으로 어떻게 방송일할런지. 얼굴까고 하는 방송일은 자신의 익명성을 유명세로 등가교환하고 가쉽을 파는 직업이다. 박은지방송에 출연당시만해도 당시 내가 보았던 커뮤니티에서 일반네티즌들이 허물없이 얼굴 품평부터 하던데, 이건 감당이 되나.

 그리고 성우의 영역확장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정도 커리어를 쌓은 후에 도전하는 것은 말그대로 종합엔터테이너가 되는 것이지만 커리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영역을 해보는 것은 누구도 엔터테이너라 칭하지 않는다. 그냥 어중이떠중이 일뿐. 붐이 가수로 먼저 데뷔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그리고 이후 예능에서 종횡무진하였으나 그를 아무도 가수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그를 만능엔터테이너로 보지 않는다. 방송인 붐. 예능인 붐으로 본다. 본업의 무게란건 지금도 중점적으로 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후에도 커리어를 쌓어야할 종착지다. 신인주제에 방송계가 어쩌고 하면서 논할 수 없듯이, 성우라는 선배들이 열심히 쌓아온 직업에 대한 이미지를 이색 타이틀로 활용하는게 아니라면 그냥 방송인 신분으로도 충분하다. 성우 김기현씨도 성우로서나 중견연기자로서나 잘 활약하셨던 것이 좋은예. 우리도 일본처럼 대중적 인기를 얻는 성우아이돌이 한국에서도 탄생했으면 한다. 그러나 성우 데뷔후 대표작도 없는 성우가 성우아이돌로 추앙받는단 사례는 일본에도 없다.

 

 강수진 성우도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겠다. 다양한 매체가 발달하는 만큼 성우들의 역량도 다방면에서 각광받았으면 하는 마음. 엔하위키에서 BLCD 관련해 새로운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가진 업계 탑 성우였기에 굉장히 진취적인 성향임을 느꼈고, 이번 일 역시 개인적인 친분도 작용했겠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에서 나온 생각으로 본다. 그러나 본인들의 일을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태도는 크게 그릇됐다. 타영역에 활동하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이 부족하다며 답답해하는 글을 리트윗했으니 그 입조심하던 성우갤에서 감히 '불쾌하다'는 글, '경솔하다'는 글이 개념글로 올랐다. 팬들은 수요를 창조하는 주체이고, 그들에게 화살을 맞지 않도록 보호해줄 버팀목이다. 많아지면 세력이 되는 것이고 더욱 커지면 새로운 마켓도 여론도 만들 수 있는게 팬이다. 스타의 권력은 팬들로 나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 배우는 겸허한 마음으로 팬에 귀기울이고 소통하는 사람이기보다도 가르치지 못해 답답해 안달나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법이 참 실망스럽다.


 무조건적인 성우갤도 더이상 말이 나오는 걸 원치 않아 자체적으로 볼드모트라며 묵언수행에 들어갔다. 여전히 상식적인 비판조차도 호들갑스러운 곳. 보기만해도 숨이 막힌다. 


 알량한 자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얇팍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본성우 이벤트 티켓값이 10~15만원선이다. 유명가수 콘서트값 뺨치는 금액으로 눈누난나 관광하고 돈벌고 돌아간다. 아, 우리나라 성우도 잘되어야 할텐데, 관심을 가져야지하는 마음으로 다가갔다가 누구 말대로 일본성우 팠으면 이 허탈감, 상실감, 멘붕 안왔다. 팬 가슴에 비수 맞아놓고도 서로 다독이는 성우갤 보면서 한숨만... 나는 놓아버렸지만 다시는 오는 팬 제발로 차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1. 4대 볼드모트 : 박지훈, 안지환, 최석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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