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최악의 계절, 초저가 예산, 청춘이란 미명아래
3명이 라오스에서 7일간 72만원으로 살기. 여행준비며 도구 하나도 없이 맨몸으로 가는여행.
왜 하필 우기에 초저예산으로 풍광도 화려했던 전작들에 비해 예산도 빠듯한 라오스일까. 게다가 우기인거 뻔히 알고 번개 쾅쾅에, 비맞고 찝찝한게 눈에 보이고, 땀은 주룩주룩 내리는 라오스를. 아무리 싸다고는 하지만 1일 10만원 1인당 3만원에 의상+숙소+식비+생필품+관광을 모두 소화해내는게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다. 첫회에는 갈때마다 살때마다 알려주던 가격들, 2회부터는 자전거 대여비, 숙소비, 펍 등 그냥 바로 먹고 뭘 하고 있음. 깎고 싸게산거 말고 세세히 안알려줌ㅋㅋ 역시 무리였던듯.
주입식 자막, 피로감 느껴… 감상은 시청자의 몫
알뜰살뜰 살림꾼이아니라, 거지.
ㅇㅇ하는 거지, 그놈의 거지거지거지. 거지거지 하는 거지만든 장본인들.
쉴 새 없는 주입식자막에 피로감. 생각은 시청자가 할게요!
갑의 특권과 구박받는 을의 의무
그 의문이 오늘에야 풀렸다. 막대할 수 있는 연예인, 나이도 제작진보다 어려, 관광하기 최악의 환경에 던져놔도 군말없이 할 사람들. 이 모든것을 젊으니까 할 수 있는 '청춘'이라 포장했지만, 표면뒤에 그들이 정작 보여줬던 진짜는 '을'으로서 감당해야하는 '갑질'이었다. '갑'에 청춘을 저당잡힌 '을'이 할 수 있는건, 돌발행동을 했다고 촬영중단을 하고 말을 씹는 제작진들의 심기를 살피는 것이고, 카메라 조작법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알아서 촬영해 오라고 툭던져줬고, 그렇게 돌발행동이 일어난 오후부터 깜깜한 밤이되어 계속 끊임없이 사과를 반복하고, 다음날 저녁에야 청사진이 그려졌는지 '오해'였고 한창인 나이에 그때 그 삼겹살이 돌처럼씹혀 삼켜지지 않은 지옥같던 시간이 '자유시간'이었고, 멋대로 오해한 소심하지만 착한 '애들'일 수 밖에 없었다. '갑'의 동정을 눈치로 살피고 일희일비하면서 오해라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말도 안되는 포장에도 그제서야 웃으며 안도하는 '을'이기에.
을은 존중받을 자격이 없나, 을은 막대해도 되는 존재?
온 스탭들이 하나같이 머리를 조아리며 모시던 꽃보다 누나나 물론 연륜과 경력 모두 선생님이었던 할배들에 쩔쩔맸던 꽃보다 할배나, 하루를 통째로 자유시간을 주면서 카메라 조작법을 상세히 설명해주다 못해 편지까지 써줬던 친절함의 40대 꽃보다 청춘과 달라진 스탭들의 지위가 피부로 와닿았다. 그들은 3인방 앞에서 갑이었다는 걸.
28살 이승기에 '승기씨' 하며 존칭하던 제작진은, 31살 유연석과 해태에는 '너네','애들'이다. 제작진과 출연자 사이에 대화는 물론이고 문제는 방송 자막에서까지 '애들'이다. 아, 억울하면 출세해서 갑이되야지! 암암.
꽃보다 갑을
'애들'은 숙소에 돌아와 사과하러 갔던 스탭방에서 굳은 표정의 제작진들은 화나지 않았음에도 쩔쩔매며 사과하러 온 '애들'에게 오해임을 말하지 않는다. 갑질은 했지만 욕먹을 순 없으니 자막으로 열심히 포장한다. 다 '오해'인데 '애들'이 '오버'한 것이라고. 얘네 왜이러지라고, 자유시간도 못즐기다니하면서 의아해 했다던 그들은 두나절 가까이 출연진의 마음을 무겁게 했고,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청춘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청춘은 갑 앞에 한낱 '갑의 장난감'임을. 현실의 청춘은 '을'도 아닌 '병','정'일지 모르는 청춘들에게 일깨워준, 꽃보다 갑을.
+))여담으로 꽃보다 청춘 시리즈가 9부작으로 페루편이 억지로 6회를 찍고, 라오스편에 할당된 회차가 고작 3회차라고 한다. 다음주가 마지막ㅋㅋ 첫회에 비해 내용없이 인터넷에 올라올법한 플짤 수십개 짜깁기한 방송이었는데 벌써 4일째ㅋㅋ 방비엥 재탕장면 12번은 더 나온듯, 푸는 장면조차 없는데 그것도 미리보기를 수없이 돌림. 예고같은 본방은 처음.
++))예상되는 대응1 : 꽃보다 제작진 해명기사 '소통의 부재로 인한 헤프닝' 류의 보도자료
예상되는 대응2 : 칠해빙 '제작진 잘해줬다 오히려 감사하다', '우리가 오해한것' 등 제작진을 포장해줄 옹호발언
가장 최악의 대응 : 어차피 다음주면 종영이니 무대응으로 일관하여 묻히기
가장 적절한 대응 : 사과문 게시 "불편하게 해드려 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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