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자국의 연예시장이 작지 않고, 외국어라는 커다란 장벽이 있음에도 한국연예계에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일본인 배우를 짚어봤다. 한일합작을 제외하고 이미 일본에서 정상을 찍어본 연예인이 한국에 진출한 사례는 없으나 데뷔 자체를 한국에서 하는 경우, 일본에서 이색경력이 될 수 있기 때문. 특히 한류열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민의 경우 한국활동 경력이 수식어이자, 토크쇼 출연시 자신의 사생활 얘기보다 한국 경험담이 주소재이기도 하다.
일본인 연예인 1호이자 가장 많은 인지도를 가진 일본인 배우. 본명은 후에키 유코. 도쿄 출신. 이름이 주는 일본인이란 이질감을 덜어내기 위해 한국에선 '유민'이란 예명을 사용. 24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 일본의 한 단기여자대학을 졸업했고 초등학교때 부터 고등학교까지 농구선수 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인지도를 얻게 해준 것은 작품 보단 예능 활동. 강호동의 <천생연분>과 <연예편지>,<X-MAN>에서 눈도장을 찍었고, 당시 함께 활동하던 박정아, 전혜빈과 함께 '화장 안해도 예쁜 클럽, 화안예'라는 사조직에 들었다. 한편 동갑내기 연예인 신혜성과 열애설 외엔 딱히 구설수도 없었고 상대가 A급 연예인이기 때문에 커리어에 큰 흠집은 없었다.
주조연급을 맡은 적 없으며 한국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일본인 역을 주로 담당하며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재일교포 역을 맡았다. 주요작품은 [올인], [인생은 아름다워], [아이리스] 어느정도 한국에서 인지도를 쌓은 후 일본에서도 활동을 개시, 주요 출연작은 [어텐션 플리즈], [신설국] 대략 1년에 한번은 꾸준히 작품을 하고 있는편이지만 이렇다 할 대박작품은 딱히 없다. 드라마에서는 조연까지 맡고, 영화에서는 주연 출연작도 있다. 특히 [신설국]에서 노출씬으로 한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활동을 소재로 종종 일본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정도. 일본 소속사는 오스카 프로덕션.
-한국에서는 버라이어티 방송 초반에 춤을 춘다.
-남자에게 고백받으면 일단 거절한다
본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타니 료헤이(사실 오오타니가 맞지만). 오사카 출생. 모델 활동 이전에는 아마추어 배구선수 출신이었다고. 모델 출신으로 이국적인 외모를 선호하는 CF모델로 큰 주목을 받은 후, 20대 남녀의 사랑을 그린 웰메이드 시트콤 [소울메이트]에 공동주연으로 화려한 데뷔를 했다. 배역은 유민과 마찬가지로 주로 일본인을, [복희누나]에서는 재일교포 역, [추적자]에서는 한국인을 연기했다. 그러나 현대극을 해왔던 유민과는 달리, 시대극과 사극도 넘나들었고 게다가 선굵은 악역까지 소화해 운신의 폭을 넓혔다. 출연작은 많지 않은 편. 데뷔 7년차이지만 드라마 영화 통틀어 10편 미만. 주요작품은 [소울메이트], [추적자], [최종병기 활]. 아직 일본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
"제가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에 온 배우도 아니고 데뷔부터 한국에서 했기 때문에 저는 일본 사람이지만 한국 배우, 한국 연예인입니다."
"일본 활동을 고민하다가 한국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미리 계획한다고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특별한 감정이 있고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일본에 돌아가겠지만 제2의 고향 같은 나라가 생겼다는 게 좋아요."
- 아직 <추적자>에서 배상무의 비중이 많지 않다 보니까, 캐릭터가 어떻게 확장될지 궁금하더라고요.
"아직까지는 돈을 받고 윗사람의 지시를 따르는데, 아닐 수도 있어요. 후반의 반전 같은 걸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사실 대사가 없으면 일본 사람으로 설정해도 되는데, 감독님은 한국 사람이라는 거예요. 마지막에 대사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히어로>에서의 일본어 연기는 지금까지와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모국어로 연기했기 때문에 더 편하지 않았나요?
"솔직히 보는 사람들은 일본어 연기가 편할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저는 더 부담스러웠어요. 대사를 잡아주는 사람도 없고, 한국어 연기보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죠. 또, 드라마가 일본으로 수출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와서 진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본어로 연기하는 오히려 가식적으로 느껴져
"처음 연기 데뷔한 것은 MBC '소울메이트'였고 일본 모델 역이었다. 당시에는 한국말이 더욱 서툴고 연기도 처음이라 사람들도 큰 기대를 안 한 덕에 오히려 부담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 '도쿄 여우비'에서는 김사랑 약혼자이자 재벌 2세 일본인으로 출연했다.
일본에서 일어로 연기해 오히려 편했을 것 같은데 "한국어 연기는 발음 좀 서툴러도 외국인이라 많이 봐 주신다. 일어로 연기하면 잘해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럽다. '소울 메이트'에서도 몇마디 혼잣말로 일어를 했는데 왠지 가식적으로 느껴졌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 한국어에 서툴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어로 연기하는 게 '내 모습' 같고 일어는 '가식적인 연기'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일본에 배우로 진출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
"너무 기쁘겠지만, 부담일 것 같다. 막상 그렇게 되면 도망갈 수도 있다.(웃음) 전작 '히어로'에서 일본어로 연기하니깐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웃음)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
-롤모델이 있나.
"금성무다. 연기자로서의 롤모델이 아니라 여러 나라를 드나들면서 연기를 하는 게 멋있다. 나도 한국과 일본에서 연기할 생각이 있다. 또 아시아에 진출하고 싶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나온 다케노우치 유타카와 닮았다는 얘기 많이 듣지 않았나?
"중학교 때부터 유카타 타케노우치인줄 알고 사인해달라는 사람도 많았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도 오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기분 나쁘진 않지만 그 분은 훨씬 유명하고 잘생긴 분이라 미안한 마음이 든다."
먼저 데뷔한 선배와는 다르게 일본 데뷔 후, 한국에서 데뷔한 후지이 미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 출생. 돌이 되기 전에 일본 치바로 이주, 초등학교때 니가타, 고교시절부터는 가나가와에 살고 있다. 고등학교는 지역조정범위 입시를 통해 게이오 재단에 입학해 에스컬레이터식으로 게이오 대학 문학부에 진학. 거기다 아버지가 의사라 엄친딸 수식어가 붙었다. 1998년 오디션을 거쳐 뮤지컬계에 입문한 후로, 미디어에는 고등학생이었던 2006년 심슨즈로 데뷔한다. 필모그라피는 출연작도 적은편이고 배역은 준조연급. 출연 작품중에 이름있는 건 그나마 [블러디 먼데이].
한국 데뷔는 2012년 SBS [드라마의 제왕]에 이어 KBS 드라마스페셜 [또 한번의 웨딩]에 이제 갓 데뷔했다.
후지이 미나는 한국어를 5년 전부터 배웠다. 꽤 수준 높은 한국어를 구사한다. 대학교 때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했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2년 동안 기초를 다졌다. 문법적으로 더 구사하기 힘든 존댓말이 더 편할 정도다.
후지이 미나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연관검색어가 혼혈이다. 일본에서 자랄 때도 일본 사람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했다. "어머니가 미국 사람이냐고도 물어봐요." 뛰어난 한국어 탓에 재일교포가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발음도 꽤 정확한 편이다. "그런데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다 일본분이에요."
본격적으로 활동할지 확신이 안서 넣을까말까 하다 넣는 미즈타 코우키. 오사카 출신. 소속사 아뮤즈[각주:1]에서 주최한 [제1회 왕자님 선발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데뷔하게 됐다. 2007년 드라마 데뷔이래 꾸준히 참여해왔지만 단역에 가깝고, 주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 주요작품은 뮤지컬 <테니스의 왕자님>의 오시타리 켄야에 더블 캐스팅. 한국드라마 [드림하이]를 수입해 뮤지컬화한 뮤지컬 <드림하이>에서 옥택연 역할을 맡았다.
올해 한국에서 [이웃집 꽃미남]에 일본인 유학생 와타나베 류로 한국에서 데뷔했다.
-일본 대중문화 시장이 더 크다. 자국에서 활동하는 게 더 유리하지 않나
▲후지이 미나(이하 미나): 한국에서 활동한다고 일본과 멀어지는 게 아니다. 한국 드라마 대부분 일본에서 바로 방송된다. ‘드라마 제왕’만 해도 내년이면 일본 방송에 전파를 탄다. 한국에서 활동해도 일본 사람들이 현지에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에서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한국에서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이 보는 내 이미지가 각기 달라 변화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배우로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솔직히 돈(출연료)은 아직 일본에서 보다는 못 받는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에 관심이 워낙 많았고 내가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미즈타 코우키(이하 코우키):한국 연예인이 일본에서 활동하는 걸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나도 해외 활동 경험을 쌓고 싶었다. 일본이냐 한국이냐는 지역적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후지이 미나
-한국 활동이 걱정되지 않았나? 일본에 대한 문화적 배타가 아직 남아 있다
▲미나: 두려운 건 없었다. 한국에서 활동한다고 하니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도 없었고. 적어도 내 주위 사람들은 한국에 관심이 많았고 여행 오려는 사람이 많아 그런 생각을 안 해봤다.
▲코우키: 큰 걱정은 없었다. 외국이지만 친근한 느낌이 있다. 외국이 아니라 그냥 지방간다는 느낌이랄까. 미국 뉴욕보다 친근하다. 한국 드라마 촬영에 앞서 빅뱅 멤버 승리와 함께 ‘김전일 소년 사건부 홍콩 구룡재보 살인사건’이란 드라마를 함께 촬영했다. 그때 한·중·일 다국적 배우들과 함께 찍어 낯섦도 덜었다.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둔 계기는
▲미나: 드라마 ‘겨울연가’가 시작이었다. 이를 계기로 5년 전부터 한국어를 공부했다. 대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했고. 그러다 동방신기와 장근석을 알게 됐다. 한국 아이돌 그룹 노래를 많이 들었다. 그룹 노을 노래로 한국어 공부도 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노래도 좋아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대중문화에 젖어들었다. 배우로는 손예진을 좋아한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보고 감동 받아 울었다. 드라마 ‘연애시대’도 봤다.
▲코우키:‘K팝’이 큰 계기가 됐다. 한국말이 낯설어 음악에 제일 먼저 관심을 뒀다. 초등학교 때부터 세븐을 좋아했다. 가수 비, 신화 뮤직비디오 등을 유튜브를 통해 접하며 따라 불렀다. 동방신기 빅뱅 샤이니 비스트 포미닛 다 좋아한다. ‘K팝’은 음악이나 춤이 서양이랑 비슷하다. 그래서 좀 더 앞서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배우로는 이병헌을 좋아한다. 일본에서 정말 유명하고 연기도 대단한 것 같다.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주위에 또 있나
▲코우키: 내 주위 배우들을 보면 한국 활동에 흥미가 많다. ‘K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본에서 알고 지냈던 친구인 다쿠야는 실제 한국에서 크로스 진이란 아이돌그룹으로 데뷔했다. 한국에서 2년 동안 지내더니 더 성장한 것 같다고 하더라.
미즈타 코우키
-한국은 드라마 촬영 일정이 촉박하다. 실제 방송과 맞물려 ‘생방 촬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적응이 쉽지 않았을 텐데
▲미나: 일본에서는 내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고 촬영했다면 한국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 찍더라. 그런 점은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시청자 반응 보면서 이야기를 바꿔가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에 충실한 작품이 되는 거잖나.
▲코우키: 한국의 ‘밤샘 촬영’ 촬영은 일본에서 이미 들어 마음의 준비를 했다.(웃음) 일본은 일주일에 한 회가 방송되는 데 한국은 두 회가 방송된다. 그만큼 빠듯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촬영 속도도 엄청 빠르더라. 일본은 보통 리허설 등 네 단계를 거쳐 촬영하는데 한국은 다르다. 순발력이 필요한 거 같다. 한국은 배우 클로즈업 샷이 많다. 눈동자 움직임까지 잡는 거 같다. 일본은 바스트(가슴)샷이 많다.
-내용상으로 비교하면 어떤가
▲코우키: 한국 드라마는 스토리 예측을 못 하겠더라. 변화무쌍하다. 그게 일본과 가장 다르다. 일본은 드라마를 처음 보면 결말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일본드라마는 다소 특정 대상을 향한 소재가 많다. 반면 한국드라마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제빵왕 김탁구’가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다. 감정 표현이 솔직하고 극적인 게 한국드라마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아역 분량이 많은 것도 신기했다. 일본은 아역 분량이 많아야 드라마 2회에서 다 끝난다.
후지이 미나와 미즈타 코우키 인터뷰
-한국에서 활동하며 가장 놀라웠던 일은
▲미나: ‘드라마의 제왕’에 나와 기자회견을 했는데 말하고 5분 후에 인터넷에 기사가 나왔더라. 매우 빨라 신기했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녹음을 해서 쓴다. 딱히 힘든 일은 없다. 아, 날씨가 너무 춥다. 택시비가 싼 건 좋다.(웃음)
▲코우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라. 충격이었다. 배우 윤시윤과 함께 ‘이웃집 꽃미남’을 찍고 있는데 일본어를 잘하고 중국어까지 공부하더라. 글로벌 의식에 놀랐다. 아, 택시 탈 때 승객이 직접 문을 열고 닫아야 하는 게 신기했다. 일본은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힌다. 그리고 정말 춥다. 한국어를 빨리 배워야 하는데 고민이다.(웃음)
가수를 중심으로 한 기획사에서 출발해 TV프로그램 및 영화도 제작하고 있다. 소속연예인 중에 알만한 사람들은 우에노 쥬리, 사토 타케루, 후카츠 에리, 후쿠야마 마사하루, Perfume 등이 있고, 이승기의 일본 연예활동 담당 기획사 이기도 하다.
tvN과 아뮤즈가 투자합작회사를 설립한 것이 그의 한국진출 배경으로도 작용했다. 한국활동은 아뮤즈코리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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