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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Movie

[해어화], 살리에르의 못된 반격

by :선율 2016. 4. 7.
협녀 감독이라 걱정 잔뜩했는데 기대치보단 재밌다. 협녀와의 비교가 억울할만큼 서사가 마음에 안들지언정 잘만드려고 노력한 티는 난다.

일단 1930년대 시대물에서 현대보다 화려한 패션과 모더니즘 재현해 자동차, 간판, 소품까지 미술팀의 손길이 정성스러웠다. 패션도 매번 바뀌는 한복에 가방, 현대식 의상도 좋았고. 특히나 메이크업이 딱 사진에서 보던 그시대란게 느껴지게 신경썼더라.

무엇보다 나온 노래들이 다 좋다. 한국 고유의 노래인데 아는 사람이 없는 정가를 들으니 예인이 악기가 되어 소리하는 느낌일만큼 소리표현에 매우 정직한 노래였고, 촌스러움의 극치라 여겼던 사공의 뱃노래가 그렇게 청아할 수가 없었다. 여기나온 노래 당장 ost플레이로 다시 듣고싶을만큼 좋았다. 조선판 [오페라의 유령]이 떠오를 정도로.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이기고자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비단 남자하나 때문은 아니다. 남자를 포함해서 주인공 심리의 큰 축은 열등감이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본 [동주]와 소재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어릴때부터 죽마고우였던 벗. 상대가 월등한 실력으로 인정받고, 열등감에 시달리는 주인공. 해어화와 차이점은 연적이 되지 않고 밀어주는 관계고, 뜻을 합치려하지만 여의치 않았고, 다른방법으로 같은 생각을 했던 두사람의 대비를 절정으로 우정을 진하게 그렸다. 해어화는 서연희가 처음으로 현대 의복으로 마주하던 순간부터 소율과 동상이몽이었고, 소율도 현대의복을 입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문제는 소재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오프닝의 이한위 대사가 해어화의 전체 맥락이다. 일제가 기생을 이미지 덮어씌우기 위한 작업들은 극중에서는 없다. 실제로 기생들이 31운동과 지금의 금모으기 운동 같은 국채보상운동 등 항일운동에 참여한 사례가 있는데...정작...(이하생략)
원래 2월에 개봉하려했다가 동주가 호평에 귀향까지 주목받으며 흥하자 뒤로 미룬건 눈치가 아예 없진 않은데, 주인공이 그렇게 변해선 안됐다. 최소 같이 독립운동에 자금 몰래대주고 스파이하다가 오해해서 그런거면 개연성이라도 챙기지.
패왕별희도 사랑과 예인이란 소재를 다룬 비슷한 맥락인데 23년전 영화보다 서사며 접근방법이며 같이 거론하는게 실례고 민망할 따름.

-간판이 가로쓰기. 당시 한국도 일본도 세로쓰기여서 가로간판에서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간판이란걸 구글링 1분만해도 나오는데.
-천우희 권번 나가기 전에 한복에 플랫슈즈랑 하이힐.......할말잃음.
-배급사 참견인지 겁탈씬 노림수가 보여서 거부감.
-이럴거면 주인공이 짝사랑 설정이든가. 
-천우희 완전 우에노 쥬리 닮음. 서연희 칸타빌레.
-일본인 정무국장보다 일본어 잘하는 한효주. 그나마 박성웅이 연습은 열심히 했음. 첫대면에서 정무국장 소개하는 부하의 일본어는 심했어. 일본헌병 발음이 쩔어서 보니 일본인.
-돈을 가마니로 벌면된다던 작곡가 절친. 연기 생생하게 잘하더라.
-한효주 특유의 억양 정말 듣기 힘든데 예쁘게 말하는 나레이션이나 그시절 말투 쓰느라 그나마 들어줄만했음. 첫 비오는 씬에 끅끅대던 연기, 괜찮은척 짐짓웃는 미소에서 나연기해요 티가. 그밖엔 보면서 영리하게 연기한다는 생각.
총독부에서 한 대사들은 대상받을때 그때 그거 생각났음.
-결과적으로 한효주 원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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