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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Movie

고전소설 고전음악은 들으면서 고전영화는 안보는 이유

by :선율 2022. 4. 3.

앞포스팅이 2008년 기사임을 감안하더라도 영화계주류인건 변치 않기 때문에 써보고자 한다.

https://pinkiss.tistory.com/630

필름2.0- 2007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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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이지만 죄와벌 같은 러시아 대문호 고전소설 누가읽냐. 영미권 그유명한 셰익스피어도 안읽는데 물론 문학전공이면 읽겠지. 고전음악 역시 전공자나 애호가 아니면 모른다. 애호가 인구도 영화애호가에 비해 비교가 안될만큼 적고 대부분 모름. 클래식과 대중음악으로 일찍이 분야가 갈라짐. 그리고 이름은 몰라도 귀에 익숙한 클래식이 있는데 음악은 전면에서 듣지않더라도 배경으로 듣는게 가능함. 클래식은 들으면서 고전영화를 안본다란 비유가 잘못됐다. 고전영화는 옛날대중음악과 비교해야지. 요즘사람들은 비틀즈나 퀸 노래 안듣는다. 그시절에 통용되던 인기작 흥행작이 지금까지 인기있긴 현실적으로 힘들다. 영화전공이 고전 안보려한다는건 이해가능하나, 대중이 고전 안보는건 당연하다.

왜 현대인은 고전을 기피할까.
세대차이. 대단한 고전이 아니더라도 10년~20년전 작품만 해도 일단 화질부터도 구리고, 촌스러운 패션, 옛날 유행어, 옛날 가치관과 정서, 이질적인 배경이 때로는 시대상을 비추어주는 거울이 되기도 하지만 그때의 추억도 뭣도 없는 세대에겐 어마어마한 장벽이다. 근데 우리나라 영화역사 100년이 넘었지만 컬러필름은 50년도 안됨. 요즘애들은 720p도 만족을 못하는데 화질 노이즈 잔뜩껴서 흑백필름에 한국어지만 옛날말투에 연극적인 대사톤, 지금과 다른 작법으로 느린 전개 이 모든걸 감내해야하는데 그것도 '2시간 집중해서' 요구하는건 주제넘는다. 아물론 전공자한테 바라는거라면 이해해도 대중한테 바라는건 현실직시가 필요하다.
참고로 난 얼마전에 봉준호 감독이 절찬한 쿠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을 보기도 했고, 63년작 [솔약국집 딸들], [아마데우스], [패왕별희], [화녀] 흑백영화와 명작으로 추앙받는 작품 많이봄. 어릴 때면 정말 싫어했을텐데 작품 전개가 느려도 지금과 모든게 다르고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참고봐줄 포용력이 생기는 연령대라면 모를까 자극에 민감한 세대에는 공허한 얘기다.

고전소설도 끊임없이 개정판을 낸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80년대 번역본을 보게됐는데 도저히 못읽음. 한국사람이 고작 몇십년전에 한글로 써진걸 왜못봐? 싶겠지만 일단 '읍니다'를 비롯 개정전 맞춤법 투성이에 적응을 한다해도 옛날과 지금 격변의 시기를 거쳐서 그런지 말투가 많이 다르다. 게다가 한국의 번역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탓에 일본번역판을 베낀듯한 부자연스러운 문장 읽는게 곤혹스럽다. 그래서 때되면 개정판 내서 현대 감각으로 번역도 다시하고 어려운 문학은 어린이용으로 쉽게도 낸다. 그런데 영화는 리메이크를 하면 리메이크작일 뿐이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원작은 변하지 않는다.

옛날엔 맞았고 지금은 안통하는 것들의 충돌
매트릭스의 타임슬라이스 기법은 기념비적인 당시기술의 집약체로 센세이션이었지만 지금은 드라마에서도 심심찮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물론 깊은 사색을 할수있게 하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가졌던 작품이라 인기있는것도 이해가나 지금보면 생각보다 왜색짙고 오락적인 스펙터클한 면은 부족하다.
가치관으로 파고들면 더더욱 그당시라서 용인되던 것들이 지금에는 범죄거나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세월과 함께 묻힌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라쇼몽] 영화 본 일본인 얼마나 될까. 거장이 칭찬이 자자해서 봤더니, 1950년대 미장센치고는 동시대 아니 그 후 10년차를 감안한 한국영화에 비해(당시 625전쟁있었으니)서는 세련됐으나 현재기준으로는 지리멸렬하다. 작법과 연기법는 옛날것임을 끊임없이 감안해주고 차치하더라도 [라쇼몽]은 범죄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도덕적기준에 저촉이 됨. 성범죄와 살인으로 점철된 사건을 인과응보 없이 사건조작 증언하는걸 고전이랍시고 예찬하니 작품의 근간부터 이게왜 명작?인지 이해안되고 몇번 실망하면 믿고 거른다. 옛날 드라마 [첫사랑] [아들과딸] 등이 시청률탑10이지만 드라마 작가나 PD 꿈꾸는 사람도 옛날 드라마 안본다고 문제라고 안한다. 그시절 시대상, 가치관의 총체라서 시대가 변한만큼 유효기간이 있고 사료적 접근에도 유연한 사람이 아니면 큰 장벽이다.

PC로 보고선 영화를 봤다고 한다
스크린을 상정하고 화면비를 맞춘건데 영화관에서 안봤다고, 화장실가고싶음 정지했다가 본다고 영화관 관람형식이 아닌 환경을 인정하지 않는데 이 논쟁이 무색한게, 첫번째로 80년대 TV보급이 되면서 [주말의 명화]등으로 영화를 보면서 영화관을 찾지 않자 영화관이 타격을 입었었다. 두번째로 90년대 비디오대여시장이 활발해지며 상영 놓친 영화는 비디오로 볼수 있게 되었다. 00년대 영화의 VOD화로 PC로 볼수 있게 되었다. 20년대 OTT의 등장으로 영화 스트리밍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박찬욱 감독도 아이폰4로 [파란만장]을 찍었고, 아이폰13으로 영화 만든 [일장춘몽]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시청매체의 변화는 막을수 없는 시대흐름이고 이젠 2배속 시청에 대한 대처, 요약본 보고서 영화본척하는 부류에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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